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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세이│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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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마저, 넋 놓고 바라봅니다. 당신의 오래된 의자이고 싶은 마음은 당신이 잠시라도 쉬어 앉아 있을 수 있게 당신이 하루 종일 일할 수 있고 당신이 어디를 가나 당신이 편히 앉을 수 있는 당신만의 의자이고 싶은 나. 그런 듬직한 의자를 감싼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담은 하트 모양의 수많은 잎들을 늦가을 마저, 넋 놓고 바라봅니다. 아마도 당신을 기다리나 봅니다. 하트 모양의 잎들보다 더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이라는 거, 그냥 당신을 생각하면 눈물 나올 것 같은 거. 그냥 순간 울컥해지는 그리움이랄까... 늦가을 마저, 넋 놓고 바라봅니다. MOLESKINE Diary│하트가 감싼 의자 이제 가을이 가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2 0 2 4 1 1
짝사랑 나, 바보인가 봐요. 당신을 좋아하는데 아마도 그것이 짝사랑인가 봐요. 짝사랑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좋아하고 혼자 아파하는 것, 그런 감정들을 나만 간직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당신에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늘 매일매일 용기내고 싶지만, 쉽지는 않아요. 당신은 나를 친구이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요. 당신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행복한 날들 이니까요. 가을이 다 지나가고 그 짧은 가을의 끝자락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는 거리에서 커다란 쇼윈도에 비치며 나란히 웃으며 걷는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그래도 혹시 모를, 짝사랑에서 서로의 같은 사랑으로 갈 수 있는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의 새하얀 눈들 같은 설렘이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담쟁..
나 사랑해? 나 사랑해? 갑자기 나에게 물어본다. 언제나 평생 기다렸던 질문이라 바로 대답한다. 우주만큼 이 세상 통틀어 너무 사랑하지 나에겐 당신뿐이니깐. 너무너무 사랑해. 사랑은. 가을 호수에 비치는 숲 속 풍경 같은 잔잔한 피아노 선율인 거야. 아름답고 가슴을 뛰게 하는 건반의 깊은 울림이니깐. 가을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는 너에게 그 깊은 울림으로 생겨난 물결들이 모두 너를 감싸 안는 나의 안음이야. 나 사랑해? MOLESKINE Diary│사랑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당신과 함께라서, 나에겐 당신이기에 숲 한가운데 같은 당신의 포근한 안김 잔잔한 강물은 마치 바다 같은 보고픔의 깊은 아우름 당신과 함께라서 여전히 설레고 당신과 같이 가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당신이기에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습니다. 나의 그리움을 담은 강물은 투영한 가로수 같은 언제나 세련된 당신의 보고픔. 당신이 지금 옆에 있어도, 그리움에, 보고픔에 당신만을 바라봅니다. 당신과 함께라서, 나에겐 당신이기에 MOLESKINE Diary│숲 한가운데의 바다 물결 같은 잔잔한 보고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센티 가을이 오는 날이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 옵니다. 가을은 흔히 사랑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사랑한다는 것도 그것, 모두 나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모든 시간들이 하나의 커다란 삶의 둘레를 가진 '긴 길'이 되지 않을까... 가을은 나를 위한 유일한 계절일지도 모릅니다. 기나긴 여름을 지나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잠깐의 쉼표를 가질 수 있는 계절. 가을은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커다란 교집합을 만들어줍니다. 모든 사람들이 "센티"해지는 날. 그런 감정들이 모여 어쩌면 하나의 거대한 감성의 날을 만들 거라 생각 듭니다. 당신은 매일 센티합니까? 센티하기 전에 우리, 마음 아프지 말고, 우리, 몸도 아프지 말고, 우리, 센티해질 때마다 더 많이 눈부신 햇살을 바라봐요. 언제나 빛나는 당신처럼. ..
손잡다. 당신의 따뜻한 손을. 한 개의 돌로 만들어진 기억의 돌탑 한 개마다 당신과 나의 추억들과 좋은 기억들을 담은 돌 하나씩 쌓아 올린 15M 기억의 탑 우리, 다른 건 몰라도 그저 서로 손잡고 천천히 그 어떤 곳이든 산책하는 시간만큼은 언제나 당신만을 위한 편안히 마음 놓이는 시간이라는 것을... 손잡다. 당신의 생각이 따뜻한 손으로 전달되고 당신과 나의 생각들을 모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의 생각으로 돌탑을 쌓다. 손잡다. 당신의 따뜻한 손을. MOLESKINE Diary│기억의 탑. 당신과 나의 생각들을 모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WORK86-ENDLESS  IN SIK QUAC 郭仁植│곽인식 1986
당신에게로 가는 당신은 나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말다툼할 때에는 몰랐습니다. 시간이 한참 뒤로 흘러가고, 우리, 이별과 만남을 반복할 때, 늘 새롭게 다짐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고백 같은 고백이지만, 당신에게 준 수많은 상처들의 말들이 평생 당신의 마음에서 없어지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닭게 되었을 때, 어쩌면 당신은 내 곁을 떠나고 없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에게로 가는 나의 감정들을 저장한 저장고는 처음 만날 날부터 당신에게만큼은 정말로 가득한 사랑만 주는 감정만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에게도 지쳐가고 같이 있어도 외로워지는 시간이 와도 그냥 남들처럼 같은 연애, 사랑, 이별, 만남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
사이와 사이로 보고 싶음이 클 때 만나고 싶어 심장이 뛸 때 연락이 안 되어 불안할 때 당신과 나의 거리는 매우 가깝지만, 내가 당신에게 닿을 수 없을 때 유일하게 잠시라도 닿을 수 있는 것은, 간절한 나의 그리움을 담은 바람의 흔들림. 당신과 나의 사이와 사이로 그리움의 바람이 불 때 잠깐이라도 당신의 손을 잡아 약속합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고 기다린다고... 사이와 사이로 MOLESKINE Diary│가깝지만, 닿을 수 없을 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색깔 참 고운 가을날의 단풍들이 수놓은 다리 위로 당신을 알기 전까지는 당연히 당신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내 심장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설렘 가득한 가을풍경처럼 뛰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우연히 알게 된 이후에도 당신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마치 여름날의 뜨거운 계절 속의 지친 날들을 견디는 시간들처럼... 가을이 오면 당신이 좋아하는 겨울로 가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색깔 참 고운 가을날의 단풍들이 수놓은 다리 위로 당신과 나란히 손잡고 산책합니다. 매일 보고 싶은 당신. 세상에 태어난 당신이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당신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랑하니깐, 언제나 당신 곁에서 가고 싶은 길을 같이 걸어요. 색깔 참 고운 가을날의 단풍들이 수놓은 다리 위로 MOLESKINE Diary│사랑하니..
52만 2천여 명의 수험생 여러분들 당신의 꿈들을 담은 꽃씨들이 흩날리어 원하는 곳에 뿌리를 내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꿈에 대해 새롭게 도전할 수 있게 힘내세요! 오늘 수능시험에서 그동안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로 나오길 응원합니다. 52만 2천여 명의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어요. 힘내시고 당신만을 위한 벤치에 앉아 늦은 가을의 나무향기들을 한껏 맡으며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하고 싶은 시간들을 가지면서 보내세요. 2024년 12월 6일 금요일 원하는 시험 결과가 잘 나올 거예요. 원하는 대학교, 원하는 과에서 공부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힘들어도, 힘들게 도전한 대학교, 학과에 다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오늘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자신을 잊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52만 2천여 명의 수험생 여..
하나 둘 떨어져 가을바람에 날리면 산자락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아름다운 미술관의 구조물들 사이를 여행하며, 수많은 나무들에게 가을을 알려 줍니다. 그렇게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들은 바닥에 뒹굴면서 또 다른 각자 삶의 여정을 떠납니다. 강물에 떨어진 낙엽들도 도로에 떨어진 낙엽들도 벤치에 떨어진 낙엽들도 잔디에 떨어진 낙엽들도 호수에 떨어진 낙엽들도 그중에 앞에 떨어진 작은 낙엽을 뒤에 떨어진 낙엽이 계속 같이 따라다닙니다. 서로 좋아하는 가 봅니다. 그래서, 가을바람이 둘이 떨어지지 않게 이어주는 가봅니다. 내가 만일에 낙엽이라면, 저 낙엽처럼 가을바람에 부탁해서 사랑하고, 좋아하는 당신을 지켜주고 싶어 집니다. 가을인가 봅니다. 떨어진 낙엽 하나에도 당신을 그리워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나 봅니다. 하나 둘 떨어져 가을바람에 날..
첫사랑은 당신의 이름입니다. 첫사랑은 당신의 이름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편지에 적을 때마다 난 당신에게로 긴 여행을 떠납니다.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요? 당신의 이름을 쓴 사랑의 편지를... 고전적인 방법으로 그렇게 써 내려간 편지를 종이배로 접어 기나긴 우리 인생의 강물 터널로 보내는 상상을 해봅니다. 하나의 터널은 당신과의 과거로 하나의 터널은 당신과의 현재로 하나의 터널은 당신과의 미래로 당신 인생의 강물에 떨어진 우리 추억을 담은 낙엽들 사이로 가을에 보낸 편지가 언젠간 당신의 손에 닿기를 편지는 잊혀가는 아날로그 같은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은 당신의 이름입니다. MOLESKINE Diary│우리 인생의 강물 터널로 가을에 보낸 편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사랑이 그리운 가을 햇살의 은행나무 햇살이 따사롭게 은행잎 사이로 스며들고 산속의 바람들은 하나 둘 은행잎들을 흔들고 떨어지는 은행잎의 노랗게 물든 색들은 바닥에 노란 바다를 만듭니다. 은행나무들 사이로 걷다 보면, 가을이 사람들을 노랑 색채로 포근하게 감싸 안아줍니다. 사랑이 그리운 가을 햇살입니다. 참 보고 싶은 당신을 기다리는 것처럼... 사랑이 그리운 가을 햇살의 은행나무 MOLESKINE Diary│가을에만 볼 수 있는 이쁜 노랑 색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가장 한국적인 집에서 멈춰진 달력 살아가다 보면, 벽에 걸려 있는 달력이라는 것에 신경 쓰지 못하고 금방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적이 있나요? 달력에 동그라미 치면서 중요한 날에 해야 할 약속이나, 기념을 적어 놓는 것. 때론, 소중한 선물로 받은 달력을 아끼면서 작품처럼 관리한 적도 있지만,  오래전 존경하는 한 작가분의 한옥에 초대받아 몇 날을 지내면서 멈춰진 달력을 보고, 한 장 사진으로 남겨 가져 왔습니다. 좋아하는 사진 한 장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그대로 넘기지 않고 지낸 지가 수개월 째. 달력이란, 각자의 시간들을 담아 때론 멈춘 시간을 잡고, 때론 앞서간 시간을 미리 기록하고 때론 과거의 시간을 되돌려 기억하는 것. 달력은 또 다른 나의 타임 라인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가만... 새해가 되면, 집에 달력을 내가 걸어놓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2015년 08월 30일에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 건축전 도록을 으로 학산문화사에서 2023년 07월 06일 개정판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그 당시 예약으로 판매, 거의 품절상태. 출간 소식에 대기 중, 공식 출간 예약 바로 3권을 구매 후 바로 품절에 한참을 기다려야 조금씩 구매 가능했던 추억들. 지금은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 책. 1년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준 책.선물로 준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브리의 결과물을 손으로 직접 넘기면서 인쇄된 종이의 질감 속 글들과 사진, 그리고 편집된 책 디자인들을 보면서 영감과 아이디어가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지금 공부하는 전공부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의 분야까지 조금은 도움이 될 책이라 복각판이 출시될 거란 작년 소식에 한참을 기다렸던..
산속의 들판을 걷다가 나를 거닐게 해주는 산책 같은 가을 들판 너와 같이 아름다운 꽃 하나를 보다 수많은 들판 사이에서 혼자 유난히 빛난다 그 꽃에 너의 얼굴이 겹치면서 나를 향해 피식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너를 사랑이니깐 산속의 들판을 걷다가 MOLESKINE Diary│너와 같이 아름다운 꽃 하나를 보다
가을 햇살 가을 햇살이란 자연의 햇빛과 자연이 준 계절들의 색상으로 짜임 액자 그것은 나에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대의 눈빛을 닮은 따뜻한 고운 가을 아침 햇살입니다 글 400 가을 햇살 MOLESKINE Diary│2024년 11월 가을을 가둔 아침 햇살
나뭇잎들이 오색의 색깔을 담은 수채화로 물들 때 나 뭇 잎 들 이 오 색 의 색 깔 을 담 은 수 채 화 로 물 들 때 아 름 다 운 단 청 마 저 가 을 단 풍 을 시 샘 하 다   나뭇잎들이 오색의 색깔을 담은 수채화로 물들 때 MOLESKINE Diary│아름다운 단청마저 가을 단풍을 시샘하다
2024.11.04.-2024.11.15. 점점 짧아지는 가을 그 누군가에겐 감성의 산들바람으로 그 누군가에겐 싱그러운 향기 그 자체를 그 누군가에겐 발걸음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근접 사진 한 컷 그 누군가에겐 자연이 만들어준 커다란 도화지 위에 단풍 추상화 작품 하나 2024년 11월 가을이 만들어준 우리들을 위한 전시회 2024.11.04.-2024.11.15. MOLESKINE Diary│가을이 만들어준 우리들을 위한 전시회
과거, 현재, 또 먼 과거 사랑은 언제나 그것이 무엇이든 다가오는 점에 대해 그 점이 기다란 하나의 선으로 만들기 위해서 긴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점 하나. 지금의 내 스마트폰에 담긴 당신의 모든 것들 점 두 개. 새로운 신제품에 대한 설렘 같은 기대함 점 세 개. 당신과의 과거가 멈춰 고립된 휴대전화 속 텍스트들   점 하나. 과거 : 가까운 지난 시간에 대한 추억 당신을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함께 했던 수많은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되돌아보면 언제나 바라던 많은 것들에 대해 많이 버리고 상처 입은 감정들을 기억하고 상처받은 하지 말았어야 할 말들에 후회와 미안함이 다 공존하는 추억들 시간들은 금방 현재에서 뒤로 밀려가는 과거로 변할 때 나는 당신에게서 한번 더 성장하는 좋은 내가 되려 합니다. 점 두 개. 현재 : ..
삶의 장이 들 제주도에서도 한참 오지처럼 들어간 곳 동네 어르신들은 자신들 마을의 품앗이를 매일 나눕니다. 새벽녘조차 부끄러워 빠꼼 머리를 내밀기도 전에 벌써 반의 일을 다 해치우고 옹기종기 모여 트럭뒤에 모두 타고 바로 가까운 밭으로 갑니다. 저 어르신들 중에는 해녀분들도 많고, 시골이나 산골의 흔한 트럭 뒤의 풍경이지만, 교통법규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사진 한 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풍경들 어쩌면 영상이나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프로는 프로답게 일을 합니다. 저 어르신들은 삶의 프로이고 삶의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이 들입니다. 삶의 장이 들 힘들지만, 자신의 삶을 매일 만들어가는 프로 인 사람들 살아가기 위해 새벽에도 밭에도, 아침에는 물질을, 가족을 위해 매일 힘들지만, 그래도..
사운드 : 명사, 동사 아주 오래되어 단종된 헤드폰들부터 30년 넘게 오늘도 계속 아직까지도 만들어 파는 헤드폰까지 그렇게 많은 소리들을 하드웨어 기계적 장치에 담아 내 귀에 들려주는 모든 과정들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소리들을 모아 그렇게 표준 값의 소리를 들려주려 하는 수많은 제조업체들의 노하우들. 고급 제품들의 브랜드들부터 괜찮은 저가 브랜드들의 제품들까지 그 어떤 헤드폰을 선택해도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들은 복잡한 계산 속에서 자신의 신체적 나이의 변화까지 다 적용되어 내 귀를 통해 내 심장을 움직인다는 것. 그렇게 듣다 보면, 언제나 놓치는 단 하나의 소리가 있습니다.     일에 관련된 소리든, 나를 위한 휴식의 소리든, 그냥 습관처럼 듣는 소리든, 집중해서 헤드폰 속의 소리를 듣다 보면, 늘 당신의 소리를..
창호지문Ⅲ 인생 아주 간단하지 엄마 뱃속에서 살다가 세상밖으로 나와 아기로부터 시작해 늙은 나로 살다가 죽는 것. 근데 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인데 값지게 살다가 가는 것도 나쁘진 않지. 나이 들어 죽는 거나 갑자기 사고로 죽는 거나 병으로 죽는 거나 스스로 죽는 것. 죽기 전에 고귀한 삶을 살아갈 권리와 사랑할 권리와 하고 싶은 꿈을 위한 도전과 가족(꼭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라도)이라는 테두리와 살아가야 할 이유를 꼭 생각하다 보면 인생, 진짜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거 알아? 우리네 인생은 낡은 창호지문의 녹슨 허술한 잠금장치일지도 몰라 쓸모없는 모습이라도 누군가에겐 절실히 필요할 수 있으니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러다 보면 내가 머 하러 이 짓거리하면서 살아야 하나 하고 한숨 쉴..
창호지문Ⅱ 일상에서 아직도 사용하는 문 앞으로도 사용해도 되는 문 언젠가 박물관에서나 볼 문이 될지도 모르지만, 낡은 것은 곧 사라지고 퇴출되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이쁜 한지 문양을 만든 우리나라에서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한지를 깊고 단아한 나무 결 위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런 창호지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번짐은 긴 호흡을 가진 우리나라만의 멋스러움을 가지게 됩니다. 요즘은 인테리어의 멋스러움까지 재해석되고 창호지문을 볼 수 있는 공간의 집들이 흔하지는 않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보던 신혼부부의 첫날밤에 그날 잔칫날에 모인 사람들 중에 창호지에 손가락에 침 발라 살살 구멍을 내어서 엿보던 옛날의 풍경들을 담은 장면을 기억하면, 그 시절엔 또 하나의 해학일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범죄이기에 변..
창호지문 I 소곤소곤 부스럭부스럭 헛기침 방귀소리까지도 모두 잘 들리는 문 창호지문 어쩌면, 그리운 소리들일지도 모릅니다. 사라질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드르륵, 문을 여는 엄마의 두 손엔 따뜻한 밥과 반찬이 담긴 작은 밥상을 들고 밥 먹으라고 가져옵니다. 창호지문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창호지문을 가진 집에서 평생 살아온 사람들에게도 모두에게 그리운 소리는 창호지문을 여는 그 누군가의 엄마일지도 모릅니다. 엄마... 창호지문 I MOLESKINE Diary│엄마, 그리운 소리들일지도 모릅니다
도넛,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갑자기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그것을 못 먹는 다면, 얼마나 속상한 일인가...  그중에 도넛은 칼로리, 건강, 뱃살, 기타 등등...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달달함의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받고 지친 내 뇌리에 편안한 마음을 유지시켜 주면서 달콤함에 고개를 저으며 음미합니다. 아, 건강한 어른들이 말하는 그 한마디의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당 떨어졌다" 도넛,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MOLESKINE Diary│달콤함에 고개를 저으며 음미하다
기억이 흐린 날, 생각이 맑은 날 우리, 언젠가 나이가 많이 들어 기억이 흐릿해질 때 낯설지는 않은 진단명이 치매라고 할 때 그래도 우리 둘만의 기억을 놓지 말아요. 젊은 우리들의 약속들이 언젠가 빛을 바랄 때가 오더라도 야속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치매는 저 멀리 아득한 삶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에요 모든 기억들을 천천히 모아 바람으로 불어오면 추억이란 커다란 풍차의 날개를 천천히 돌려 살아온 모든 기억들을 하나 둘 사라지게 해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과 결혼해도, 당신과 결혼하지 않아도, 당신보다 내가 더 오랫동안 기억들을 붙들고 놓지 않을 거니까요. 당신이 더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억이 흐린 날, 생각이 맑은 날 MOLESKINE Diary│흐릿하지만, 기억하는 것을 놓지 않기에
나의 이야기들을 담고 담는 파우치 인생은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긴 여행길 사랑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은 진심을 담은 자신 일하는 시간들이 모여 나에게도 1주일에 쉴 수 있는 하루 이틀의 날을 주고 그 시간만큼은 가슴 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의미 있는 하루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나 둘 무엇이든 모아 파우치에 가득 담고 당신은 당신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자신을 위한 모든 시간들을 캐리어에 가득 담고 예전의 구애받지 않았던 수많은 당신의 시간들을 이젠 조금씩 자신의 시간을 위해 모아 하고 싶은, 떠나고 싶은, 여행을 떠나요. 어느덧 수많은 파우치들과 캐리어들이 내 나이만큼 쌓이게 될 때 그 파우치들과 캐리어들 사이에서 내가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며 같은 여행길을 가는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갑자기 붙잡고 싶은 이야기 하나 그것은 여행 같은 발걸음 그것은 지평선 위에 떠 있는 태양 그것은 불어오는 바람의 부드러움 그것은 내 인생 한가운데의 첫눈에 반한 사랑 그것은 갑자기 붙잡고 싶은 당신의 이야기 하나처럼... 당신을 처음 본 순간처럼... 갑자기 붙잡고 싶은 이야기 하나 MOLESKINE Diary│당신을 처음 본 순간처럼...
저녁놀 사이로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난 단 하루를 살아도 당신뿐. 당신을 사랑해 이토록. 언젠가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풍경에서 우리 티격태격 감정의 대문 없는 담벼락처럼 보고 싶음의 바다로 가는 길 위에서 저녁놀 사이로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저녁놀 사이로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MOLESKINE Diary│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