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당신의 삶을
나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일 기뻤습니다.
사랑이라는 거
믿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다가 온 사랑도
첫눈에 반한 사랑도
모두
나에겐
같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런
나에게도
이별이라는
슬픔이 문득 예감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에도
당신은 언제부터인가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헤어졌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진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슬펐습니다.
오늘은
나 혼자서
잃어버린 슬픈 마음을 한가득 두 손에 쥐고
겨울 바다 해안가를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갑니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모래 안에서
바닷물과 함께
숨고 있던 작은 꽃게들이
나와 내 무거운 발을 감싸 안아줍니다.
차갑고 너무나도 시린 겨울 바닷바람에
눈물이 나옵니다.
미친 사람처럼
한없이 울면서
끝없는 바다를 봅니다.
내가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때엔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될 때쯤
나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물이 너무 흘러
걷다가 고개를 숙여
파도가 조금씩 나에게 다가오려 할 때
나처럼,
혼자가 된 새하얀 고결한 조개가
슬픔을 안고
길을 잃어버린 모래들을 한 아름 품고
의연하게 그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같아서
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날보다는
나를 사랑해 주는 날이 더 많은 오늘을 찾을 수 있을까?
이별은 긴 슬픔일지 몰라도
이별을 해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당신이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당신이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내가 잃어버린 길들을
같이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면
이별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면서
5월의 눈부신 햇살처럼
어느 날
다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당신을 우연히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5월의 햇살들은
참 눈부시게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누군가의 당신을 만나는 날이 온다면,
지금의 이별도
그 누군가의 당신을 만나기 위한 연습이었을 거라고
겨울 바다에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울지 않을 거예요.
난, 수많은 슬픔과 잃어버린 내 길들을 품은
겨울 바다 모래알들보다 더 행복할 자격이 있으니까요...
The Winter Sea│003
THE BRUNCH STORY│이별
The Winter Sea│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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