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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세이│당신

RAIN - HUNTER

 

비 올 때 신는 장화
수십 년이 훨씬 지난 장화
잘 관리해도
낡고 삭아가고
긴 장화도
짧은 장화도
버리기는 아까워
방수테이프로 잘라 붙여 더 신고 다니고

또 새 장화를 구입하지만
버릴 수가 없고
여전히
낡은 이 장화들을
신고 다닐 때마다

장화로 인한
비 올 때의 내 추억들은

여우비처럼
햇살과 같이 상쾌한 빗방울 사이로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줍니다.




낡고 떨어진 이 장화가
새 장화보다
내 인생을 보담아 주는 것 같아
비 오는 거리에 여기저기 고여 있는
작은 물웅덩이를
어린아이처럼
물방울을 튀기며
걸어갑니다.

기분 좋은 빗방울을 맞으며...




RAIN - HUNTER
MOLESKINE Diary│추억들은 세월과 함께 언제나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