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신는 장화
수십 년이 훨씬 지난 장화
잘 관리해도
낡고 삭아가고
긴 장화도
짧은 장화도
버리기는 아까워
방수테이프로 잘라 붙여 더 신고 다니고
또 새 장화를 구입하지만
버릴 수가 없고
여전히
낡은 이 장화들을
신고 다닐 때마다
장화로 인한
비 올 때의 내 추억들은
여우비처럼
햇살과 같이 상쾌한 빗방울 사이로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줍니다.
낡고 떨어진 이 장화가
새 장화보다
내 인생을 보담아 주는 것 같아
비 오는 거리에 여기저기 고여 있는
작은 물웅덩이를
어린아이처럼
물방울을 튀기며
걸어갑니다.
기분 좋은 빗방울을 맞으며...
RAIN - HUNTER
MOLESKINE Diary│추억들은 세월과 함께 언제나 그 자리에
'사진 에세이│당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RAIN - 여행에서 집으로 가는 수많은 길에 따라온 나비들 (0) | 2024.07.03 |
---|---|
RAIN - 빗물이 만든 아스팔트 위 송네 피오르 (0) | 2024.07.02 |
RAIN - 한 두 방울 비가 내리면 (0) | 2024.06.30 |
비 오기 전 어스름한 저녁이 올 때 (0) | 2024.06.29 |
자연이 주는 당신 닮은 아름다운 풍경에 (0) | 2024.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