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사는 방식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은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문득문득 뜻하지 않게
나에게 길을 가르쳐줍니다.
길을 걷다가 들리는 음악 한 소절에도,
덜컹거리는 전철의 차창밖의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도,
까르르 웃는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에도,
멍 때리는 시간에도,
이별
오늘따라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떠난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별은
우리가 한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을 영원히 못한다는 것이고,
우리가 티격태격해도 화해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고,
우리가 예전 처음 만난 날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추억을 꺼낼 수 없다는 것이고,
당신이 떠난 후에도
이렇게 내가 아픈다는 것이 나를 더 아프게 합니다.
가장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당신의 이름을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아픔입니다.
당신과 함께 한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이별을 알려올 때엔,
그 길을 가르쳐주는 대로
산책 나갈 겁니다.
놀 져오는 하늘아래
우리나라 바다 끝 더 이상 갈 수 없는 땅끝에서
이별이란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갈대숲으로 산책 갑니다.
그리고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갈대숲 끝자락에서
기억에서 다 지울 수는 없겠지만,
떠난 당신에게
그래도
고마움과 미움과 그리움의 마음을
미련의 바다 물결에 담아 보냅니다.
이별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이젠 저 갈대숲처럼
사라집니다.
이별
MOLESKINE Diary│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
이 사진 한 장은
더 이상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장소입니다.
우리나라 지도 땅끝의 한 섬입니다.
이별 이후의
그리움도
저 사라진 장소처럼
기억의 한 장소에서만
존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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