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젠가
나이가
많이 들어
기억이 흐릿해질 때
낯설지는 않은
진단명이 치매라고 할 때
그래도 우리 둘만의 기억을 놓지 말아요.
젊은 우리들의 약속들이
언젠가
빛을 바랄 때가 오더라도
야속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치매는 저 멀리 아득한 삶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에요
모든 기억들을 천천히 모아
바람으로 불어오면
추억이란 커다란 풍차의 날개를
천천히 돌려 살아온 모든 기억들을
하나 둘 사라지게 해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과 결혼해도,
당신과 결혼하지 않아도,
당신보다 내가 더 오랫동안 기억들을
붙들고 놓지 않을 거니까요.
당신이 더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억이 흐린 날, 생각이 맑은 날
MOLESKINE Diary│흐릿하지만, 기억하는 것을 놓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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