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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세이│당신

나에게도 사랑이 올 수 있을까요?

 

가끔,
혼자인 나에게
이름 모를 당신이
스위트한 목소리로
호감의 말을
나에게 들려준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흐릿할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인연을 만나
운명으로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기회가 온다면,

초점 잃은 시선처럼
내 마음과 머릿속은
당황스럽고
답답하고
먼가 매듭들이 꼬여 풀기가 힘든,
그런 감성들로
쉽게 다가갈 수 없을 겁니다.

그건,
마치,

아름다운 우리 것의 한옥 문 같은
당신이 간직해 온 오랜 가치관과 생각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문고리도
나에겐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나에겐,
사랑을 할 수 있는 설렘 같은 시간들이
늘 뚜렷하게 온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 나에게도 사랑이 올 수 있을까요?

저 멀리
늘 선명하지 않지만,
가까이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면,

당신의 지난 사랑이라 생각했던
시간들의 앞마당을 
당신과 천천히 마주하며 거닐고,

당신이 나에게 내민 손을 잡아
당신 마음이 닫혀 있는
한옥 문짝의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잡아 열어,

당신 방 안에
늘 따사로운 나의 햇살이
비출 수 있게 하고,

언제나 부드럽고 달콤한 별빛이
머물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누군지도 모를, 당신을 처음 만날 수 있다면,
처음엔 느리고 많이 흐릿한
불투명한 감정이겠지만,
아마도,
내가 당신 마음의 문을 열 때쯤엔,
처마 아래 작은 마루의 나이테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의 섬세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가끔,
혼자인 나에게
언젠가 나타 날 당신이
스위트한 목소리로
서정적인 말을
나에게 들려준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당신 마음의 햇살과 별빛을
가득 담을 겁니다.

더 이상 사랑을 잃고 싶지 않으려고...




나에게도 사랑이 올 수 있을까요?
MOLESKINE Diary│언젠가, 이름 모를 당신을 처음 만난다면 처음엔 흐릿하지만,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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