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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세이│당신

어느 일상-안음(고 배우 이선균 님 위한 즉흥연주곡)

어느 일상-안음
(배우 이선균 님 사망 후 생각했던 곡과 연결한 즉흥연주곡)

배우 이선균 님의 사망이 2023년 12월 27일에 긴급하게 보도되었고, 이는 현실이 되었으며,
예상치 못한 죽음에
많은 분들이 슬픔에 젖었습니다.

그리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라이브 방송 중에
2:17:13분부터 이 연주곡이 즉흥곡으로 연주됩니다.
실제 연주곡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의 연주시간은 3분 13초(정확하게는 00:03:13:19)
[금요음악회]
밴드 ‘어느 일상’의 신곡 'Decemory'
홍보겸 연주 중에
즉흥곡을 마지막으로 연주합니다.

윤일상│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정다은│바이올리니스트
김수현│첼리스트
김소엽│생황 연주가
로아│보컬(어느 일상-안음 연주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생방송 때 못 들어서 나중에 듣는 순간,
이곡이 연주될 줄은 몰랐는데,
연주곡 처음에 듣는 순간, 느낌은,
슬픔과 잔잔함과 폭풍과 강렬한 끝맺음의 마무리가
인생의 한 굴곡을 담은 그런 곡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이 날 방송 중에 연주가 끝나고,
정식으로 어느 일상-안음이란 연주곡을
만들자고 했고,
윤일상 작곡가도 승낙했습니다.

아마도 정식으로 곡이 나오면,
클래식과 전통악기의 연주곡 중에서
2023년을 마무리하고,
2024년을 시작하는 여운들을
길게 간직하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그런 음악이 되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고 배우 이선균 님의 죽음은,
큰 충격이고, 사회적 타살에
많은 이들의 아픔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고 배우 이선균 님 개인사를 떠나,
왜 사회적 타살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첫 시작은
윤일상 피아니스트 피아노건반의 둔탁하지만
맑고 깊은 타격감으로 시작됩니다.
김수현 첼리스트의 깊은 첼로선율로 시작되면서
엄청난 베이스의 울림이 피아노 선율 위로 올라가
깊고  깊숙하게 심장을 찌릅니다.

정다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린 선율도
묵직한 저음감으로 시작되면서 동시에
김소엽 생황 연주가의
부드럽고 울림이 단아한 선율로 그 뒤를 따릅니다.

바이올린의 울림은
이 곡의 모든 정점에서 그 자리를 지킵니다.
마치, 고 배우 이선균 님의 "나의 아저씨"처럼,
이 드라마를 보지 못하거나 안 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안아줄 수 있는 바다와 같은
두 팔 벌려 우리를, 나를, 안아주는 그런 형상으로
굵고 두꺼우며, 부드러운 따뜻한 살결의 선율로
감싸 안아줍니다.

그 뒤로 묵묵하게
첼로와 생황의 심적 두려움과 안도의 숨소리를 보담아 주면서 뒤에서 우리를 한번 더 안아줍니다.
그리고 이 곡의 가장 큰 클라이맥스인,
부드럽고 잔잔하지만,
무언가 우리들의 하나하나의 가지고 있던
인생 굴곡들의 정점들을
하나씩 톡 톡 건들면서
잊혀져간 자신의 인생들을 되새이게 하며,
나도 모르게 가슴 깊이 잠자던 슬픔과
내가 그동안 가진 사랑을 모두 담은 호수 위에
나 자신 의지나 타인의 선택으로
하나의 벚꽃 잎이 떨어져
잔잔한 물의 파동을 일으키고,
그 작은 물결들이 어느새 나에게서 멀리 떨어진
그 누군가의 아픔조차도 용서하게 해주는...
그렇게 또 나를 스스로 위로하고 용서하는,
그런 선율을 온몸으로 접하게 됩니다.

이 부드럽고 조용한 클라이맥스를 지나면
매우 짧게 8초의 마지막 연주곡으로 들어갑니다.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나 자신조차 누르기 어려운 감정의 선율로
연주가 끝납니다.
이 모든 삶의 끝이 아닌,
언제나 마음먹으면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나 자신다움을.

3분 13초의 연주곡이 끝나면,
왠지 모르게 눈물 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곡입니다.

이 완성되지 않은 즉흥곡을
29일 이후 매일 듣고 있습니다.


MOLESKINE Diary│그래도 내일을 위해
당신의 출연작들을 모두 기억하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Update: 2024년 1월 1일 월요일 지금 자정의 알람이 지나가면서 이음악을 듣다가
혹시 검색을 해봅니다. 어느 일상-Hug (안음) Girls To Women│Released on: 2021-10-21
3분37초의 영상이 있습니다. 물론, 어느 일상 오리지널 연주곡입니다.
음악파일로도 음악사이트에 올라와 있더군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의 즉흥연주곡과 거의 99% 같은 음절인것 같아요.
2021년 10월에 발표한 곡이고, 이 날 즉흥곡연주후 바로 윤일상│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의 멘트가
배우 이선균 님 사망 후 생각했던 곡과 연결한 즉흥연주곡으로 잊혀졌다가 다시 이어서 연주했다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즉흥연주곡이 더 좋은것 같아요.
김어준의 취임새가 들어간 즉흥연주곡이 더 좋은것은, 아마도 27일 그 날 방송된 즉흥연주곡이
더 울림이 커서인것 같아요. 정식버전으로 내놓기로 했으니깐, 기대해봅니다.